음...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.

내 코 앞 바로 5센치 앞에서 작은 눈을 꾹~ 감으며 웃던 그 얼굴이

정확히 2년 전 이맘때 쯤 내 눈 앞에서 영영 사라졌다.



이유는 알 수 없었어..그때는... 그저....

금방 갔다 올께~하고 웃으며 선물을 쥐어 주며 어딘가로 갔었어. 그리곤....연락이 없었어.

왜였을까... 그냥 그만 만나자는 말이 그토록 나오지 않았기 때문일까... 왜 싱긋 웃고 선물만 주고 갔을까.



매일 나는 작은 모니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 그 아이가 메신저에 로그인을 하진 않을까

혹시 내가 모를 때 전화를 한게 아닐까 하며 휴대폰을 쥐고는 늘 그렇게 앉아 있었다. 아주 오랫동안.

그런데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지자.... 진실과 직면하게 되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다.

고통스럽게 컴퓨터를 켜고, 정말 실눈을 뜨고 마지못해 핸드폰을 확인하곤 했다.

그리고....그 시간마저 길어지자... 정말... 버려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

그때는 그랬다. 그 심정은.... 마치... 버려진 것 같았다.



고통이 엄슴해왔고, 나만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는 몰래 연락한다는 것을 알고는

내 존재가 수치스러울 정도로 부끄러웠다. 나를 벌레 피하듯 피하는 그가...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었다.

이유를 대자면 수천가지를 댈 수도 있었겠고, 또 이유가 없다면 아무것도 없었다. 사랑하지 않게 된 것 뿐....



그 이후로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사실을 밀어내고 있었다. 마치 없었던 일 처럼.

아무렇지도 않게 친구들을 만나고, 런칭파티를 가고, 회사를 다니고, 남자들과 웃고. 그리고 곧 다른 남자도 만났다.



시를 참 잘 썼던 그 아이는...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나와의 이별에 대해 이상한 이유를 말하였지만

내 생각에는 그 모든 단어가... "한마디로... 나 이제 너한테 관심없어.... 그만 보고 싶다.." 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. 사실이기도 했고...

그는 나를 오랫동안 따라다녔는데... 그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이상한 선물만 주고 갈 때가 많았다.

참 웃긴 녀석이라고 생각 했는데.... 그것이 그 아이의 사랑방식이었다. 

세상과 너무나도 다른 색을 가진 순수한 그 아이를... 나도 곧 좋아하게 되었고, 어느새 내가 더 많이 빠져들고 있었다.



영화같이 만났던 사랑이라 끝도 영화같기를 바랬는데.... 그 아이의 이상한 말들 때문에

나는 사랑을 거부당한 것도 모자라 자존심도 잘근잘근 짓밟혔다.

내가 감추고 싶었던 약점을... 굳이 끄집어 내어...그것을 이유라고 하였다.

그리고 또... 자기 집 식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도....

이상했다. 순수한 시를 참 잘 짓는 그가 너무나 현실적인 이유를 말하자...나는 그것이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었다.


그 당시 영화를 많이 봤는데...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남녀가 헤어지던 그 장면에서

도무지 영문을 알 순 없었지만 보는 사람들 모두 다 말없이 느낄 수 있었던 그 이별을 보면서

나의 이별도... 그리고 조제의 이별도 참으로 싱겁디 싱겁다.... 했었다.



그리고 2년...

정말 거짓말 같이 잘 잊혀졌다.

나에게는 곧 그때의 그 아이의 눈과 비슷한... 순수한 눈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가 생겼고, 그 사람과 지금껏 사귀고 있다.

그런데 이상하게 이 계절만 되면 옛 생각이 난다.

좋은 생각보다는... 슬펐던 내 지난 날의 아픔이 마음의 멍울이 되어 가끔 욱신거린다.

그게 그렇게나 슬펐던 걸까... 아니면... 아직도 그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일까..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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